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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에서는 각 단과마다 CA실이라 하여 "Campus Advisor" 선생님들이 계신다.
나는 그곳에 학기 초 마다 '자주' 놀러 가곤 한다. 일단 나에게도 멘토이신 그 선생님들을 통해 나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학기 공대 CA선생님께 "멘토링 제도"에 대해 소개 받았다. 이 제도는 말 그대로 학교를 다니며 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한 신입생들이나 재학생들을 멘티(mentee, 멘토링을 받는 사람)로 삼아 멘토링을 해주는 제도인 것이다.

멘토(mentor)라는 단어가 생소하진 않지만 사전적인 정의를 알고 싶어졌다.

Men·tor [méntɔːr, -tər]
1 멘토르, 선도자(善導者), 좋은 조언자  
2
교사, 스승  

그렇다, 멘토는 "좋은 조언자"라는 뜻이다.
참 마음에 드는 정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나에게도 좋은 조언을 해주는 멘토들이 주변에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꼭 누군가에게는 멘토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곤했다.

아무튼 난 우리 학과 신입생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학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나로서는 신입생들에 대한 관심을 '주욱~' 가지고 지내왔었지만,,, 내가 2,3학년때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도, 내겐 힘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 최고참인 4학년이 되니 이제 나의 말에도 힘이 생기고 들어 주는 후배와 동기들이 생겼다.

6명의 일학년과 '얽히다'

난 이번학기 수업이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1학년 친구들은 10분의 공강 시간도 없는 일주일을 보내는것 같았다. 그래서 한번 정도는 얼굴도 보고 싶고, 학과 단합대회 이후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주지 못한게 미안하여, 1학년 학과대표 후배를 통해 1학년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잠깐 들어가 '멘토링 제도'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6명의 친구들이 관심을 가졌다.
이 친구들에게는 내가 대학의 같은과 4학년 선배이고, 나름다들 동경해오던 대학의 선배 모습(예를들어, 밥을 사주는 선배?)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와 나도 그거 해볼래요!"라고 하며 순순히 신청(sigh-up)을 해준것이겠지?ㅎㅎ

앞으로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 1학기

"나는 4학년이다. 나의 멘티들은 1학년이다.
나는 졸업을 한다. 그들은 이제막 입학했다."

처음 '멘토링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계속 머리에 되새겨진 문구이다.
'나는 이들에게 무언을 조언해줘야 하지?' 라는 질문이 멘토링 신청서를 CA실에 제출하면서부터 가시질 않는다.
나는 평소 스스로 나의 멘토를 찾는다. 멘토라곤 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학교선배, 인생선배, 그리고 학교교수들이다.
하지만 나의 멘티들은 '나'라는 학과선배에게 반 강제적으로 '1학기 6번'이라는 시간을 허락해 버렸다. 그래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일단 나의 멘티들에게 문자 메세지를 하나 보냈다.

 안녕 얘들아! 지금쯤 흥상교수님의 열렬한 강의에 조금 졸고있지 않았니?(지켜보고있다 너희들-▽-ㅋ)

저번주 이시간때 너희들과 첫만남을 가졌지만 아직은 너희를 잘 알지못해서 이제 그 시간을 가져볼까해~

첫모임은 이번주에 할꺼야! 아참 그리고 이메일주소가 필요합니다. 다들 앞으로 필요한 준비물은 이메일을 통해서 전달할테니 앞으로 이메일 활용도를 늘렸으면 하구요~ 남은 수업 문자받고 졸음 확 깨기 바랍니다! 화이팅!

[문자에는 내 사진을 첨부해서 보냄ㅋㅋ]
얼굴보니깐 잠 확깨지?ㅋㅋ미안하다 얘들아 -▽-" 사실 나도 좀 나른해서 잠깨려구 해봤어! 그럼 안뇽~^^

총 7통의 MMS(문자가 잘 갔는지 확인하기 위한 본인발신용 포함)를 보낸 나는 그렇게 독서실을 나와 기지개를 폈다.
'일단 연락들이 오기 전까지 기다려 볼까' 하고 말이다.

수업중이라 바로 답장을 기대 하진 않았다. 하지만 고맙게도 6명 모두 답장을 보내 주었다.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과 같은 답장 말이다. 난 애들을 벌써 부터 사랑해 버리기 시작할 것 같았다.

"종민, 태주, 세진, 범준, 동원, 문석아! 우리 한 학기 동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보자꾸나!"


내가 꿈꾸던 대학생활의 낭만을 찾아서

나의 대학 마지막 MT는 내가 1학년때 첫 MT를 갔던 곳이었다. 타임캡슐이 이런게 아닐까?

난 대학을 사랑한다. 비단 내가 다니는 전주대를 지칭하는 그런 '대학'이 아니다. 나는 '대학교육'에 푹빠져 좋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은 한국에서 다닌다곤 하지만, 나에게 대학은 미국이나 한국을 떠나 내 스스로 성장 하는 밑거름이 되는 시간이지 취업을 위한 스펙 쌓는 곳이 아니다.

나는 80년 90년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좋아한다. 그들은 내 조국 대한민국을 지금이 있기까지 성장시킨 세대이기도 하지만 내가 지금 대학에 와서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운동권 시절과 혼돈정치 시대를 지난 나의 교수님들을 난 대학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여긴다.



끝으로...
모든 대학의 4학년들에게,

대학의 4학년은 참 멋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으로 따지면 노인과 같은 시간이 아닐까?
등산으로 비유하면 산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 곳의 지점정도.

비록 1년 후면 다시 사회 혹은 세상이라는 곳에서 다시 갓난 아기 의 시간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속한 지금 현재 이 시간에서 우리는 노인으로서 산의 정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앞으로 내 스스로의 인생에도 숱한 어려움과 고민이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멘티들에게 '우리가 지낸 4년의 시간이 그들의 4년을 보람있게 보내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동의를 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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