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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교수란?

22세기 2010. 5. 31. 23:02
0.
먼저 신문 기사 하나 읽자.


교수란 무엇 일까? 그냥 직업?
그럼 그냥 돈 놓고 돈 먹기잖아.
뭐 하긴 우리 대학생들도 등록금 몇천씩 투자하고 그 돈 아깝다고 생각하며 취업하려고 용 쓰니깐 다를건 없다고 보지만,

만약 이 기사를 본 당신이라면 누굴 욕하시겠습니까?
돈을 요구하는 학교? 아니면 그 돈을 내고라도 교수가 되고 싶은 사람?

1.
아무리 요즘 대학이 돈에 눈이 멀어 '학위장사를 한다' 따위의 불명예스러운 이야기가 돌지만
그렇다해도 대학은 엄연한 교육기관이다, 기업이 아니다.

기업과 교육기관은 큰 차이가 있다.

기업은 우리에게 돈을 주면서 가르친다.
하지만 교육기관은 우리가 돈을 내면서 배운다.

기업에 입사해서 멋진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꿈을 가진 신입은 없다. 그런 실무능력을 가진 신입은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기업은 자신들이 뽑은 '가능성 있는 인재'를 절적한 업무에 배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재교육'을 한다.
말은 재교육이지만 사실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배우는 정도의 '첫 교육'일지도 모른다.
보통 이 기간은 적게는 3~6개월에서 길게는 일하는 동안 내내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2.
그럼 대학은 학생들에게 뭘 가르쳐야 할까? 4년이라는 시간동안 말이다.
기업에서 취업해 바로 써먹을 직무를 대학에서 가르쳐야 하나? 대학은 기업전용 교육시설이 아닌데?

만약 기업이 나서서 대학이나 학생들에게, '뭘 가르친거냐?', '뭘 배운거냐?'라고 말한다면 그건 무식한 짓이다.
기업은 대학에게 뭘 가르쳐라 마라 할 자격이 없는 곳이다. 단지 대학에서 잘 키운 '될성 싶은 떡잎'을 뜯어가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뽑은 후에-입맛에 맞게-필요한 것을 교육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이 저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를 해야 한다. 대학생들을 최소한 기업이 '입사 후 교육 시킬 정도'의 인간으로 만드는게 대학의 역할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경희대패륜녀가 아주머니에게 나중에 사과했다고 했다지만, 그런 인성의 사람이 한 회사에 취업해서, 회사에서 시키는 직무교육이나 제대로 받을 인간이겠는가?

'아 이런거 귀찮은데 왜 배워야 돼 ㅆㅂ'라고 안하면 위인이다.

대학이 대학생에게 가르쳐야 할것은 지식인이 되는 법이다.
인성, 덕목, 재능, 인간 됨됨이,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 이런 역량들. 어려운건가?

예를들어, 품질경영에 필요한 MINITAB이라는 프로그램만을 가르치기 위해 과목이 개설되면 그런건 들을 필요도 없다.
학생들은 MINITAB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품질경영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과 프로그램을 이용한 실기를 배워야 한다.
그래야 기업에 들어가서 "저 대학에서 품질경영에 대해서 한 학기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MINITAB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생략) ... 비록 한 학기였지만 그때 배운 내용을 더 확장시켜 실무에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지,
"저 학교에서 MINITAB 배운적 있는데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현재 대학은 길러내고 있다.

MINITAB과 같은 업무에 필요한 방법은 기업에서 다시-또는 어차피-가르친다. 만약 신입중에 소프트웨어에 능해서 이미MINITAB 메뉴얼을 다 외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기업에서는 좋아 하겠지만, 결국 교육은 시킬것이다. 못믿으니까.
기업에서 MINITAB을 가르칠순 있지만 결코 가르치지 못하는 건 대학에서만 가르칠 수 있는 한 학기 분량의 "품질경영"이다.

그래서 난 이번학기 품질경영 수업의 전주대 이강인 선생님이 좋다.
이 분은 진정한 대학의 선생이다.

그 분은 단순한 지식 따위나 전달하는 교수가 아니다.
우릴 "될성 싶은 떡잎"으로 만들어 주시는 분이다.


3.
재미있는 문화차이가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을 뭐라고 부르는지에 관한 차이이다.

한국에서는 "교수" 또는 "대학교수"라고 부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선생"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선생님은 고등학교까지에서나 통용된다. 대학에서는 압도적으로 교수라는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 (적어도 공대에서는 교수님은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용자는 없다)

교수 vs 선생

이 차이는
"가르침 vs 가리킴"의 차이이자
"물고기를 잡아주는 사람 vs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의 차이이다.

그리고

교수 = 선생

의 공식이 성립될 때 비로서 학생들은 대학에서 누군가에게 배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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