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기간 2010년 8월 27일(금) ~ 28(토)
장소 강원도 용평 리조트



금요일(27일)에 한국장학재단에서 출범한 멘토넷 사업의 리더십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출범 1기인 이번 정부 프로그램에 약 900여명의 대학생이 선발되었고, 이들에게서 리더의 재량을 이끌어 내기위해
리더십캠프라는 것을 시행하며, 프로그램의 오리엔테이션도 함께 하는 행사인것입니다.

전주 지역은 당초 약속된 버스 탑승장소였던 전주역에서, 종합경기장으로, 그리고 다시 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어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9시 즈음에 제대로 전주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출발하여 전주를 경우하고 강원도로 가는 버스에는 총 19명 밖에 타지 않았습니다.

이럴때마다 느끼는게, 모든 학생들에게 언제나 공평하게 '정보'란게 주어지지만, 지방에 사는 친구들이 너무 관심이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필자는 당초 주변 친구들에게 프로그램이 있었음을 알려주었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신청자격이 구분되어 있기도 해서 그랬나 봅니다. :(

전주에서 강원도 가는 길.


아침을 따로 챙겨 먹을 시간 없이 준비하고 나왔지만 출발하고 얼마 있다 휴게소에 들러 도시락 아침식사를 먹었습니다. 이 시간을 틈타 다른 멘티 대학생들과 조금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은 무엇보다도 '소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크게 보면 대학생과 현 사회인들의 소통의 끈을 만들려는 목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안의 구성원들인 대학생들끼리의 교류도 적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도 이번 마지막 학기를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의 친구들과 교류하는데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그 목적에 장학재단의 멘토넷이라는 프로그램은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제 곁에 등장한 것이지요.


태어나서 처음은 아니지만 별로 밟아본적이 없는 강원도 땅에 도착했습니다. 약  네 시간 가량이 차량이동에 소요된것 같았습니다. 강원도에 온것도 어색하지만 저는 리조트라는 것에 처음 가봅니다. ㅠ_ㅜ
넓은 시설에 여기저기 아파트 같은 건물들이 보이자, '아, 이곳이 드라마에서나 보던 곳이구나.'라고 전주 촌놈은 생각했습니다.

아, 지방에서 올라오는 팀은 다소 행사 일정에 늦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반경이었고, 저희는 그때쯤이 되서야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누군가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경숙 장학재단 이사님이셨습니다. 작은 몸이지만 강한 포스가 물씬 풍기는 분이셨습니다.
예전에 언론을 통해서만 알다보니 다소 부정적인(?) 눈으로 이 분을 생각하게도 되었지만 그 사건(?!)의 당사자를 눈앞에서 보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인사가 나오더랍니다 ㅋ


이번 프로그램의 정식 명칭은 <멘토넷>이지만 "Korment" 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Korea"와 "Mentor"의 합성어였던것으로 반장오티때의 기억을 더듬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의 발음은 [코멘트]가 되므로, 영어 단어의 "comment"와도 뜻이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네요.
작명의 센스가 괜찮습니다.


겨울에는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을 잔디밭입니다. 이 곳은 저녁에 있을 만찬시간을 위해 준비중이였습니다.
약 천 명의 인원이 몰린 이곳에 식사와 기타 준비를 해야하는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을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녁 식사 시간에 직원들이 항상 분주하게 이동하며 돌아다니더랍니다. 간간히 직원들 간의 언성이 높아지는 것도 들을 수도 있었지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일정에 참여 하느라 짐도 풀지 못했습니다. 바로 코 앞에 숙소가 있었는데도 말이죠 ㅋ


눈마을이라고 불리는 강당같은 곳에서 첫 날 오후 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저희의 첫 멘토링이 시작되었습니다.
멘토는 샌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김하준 작가님이었습니다.
김하준 멘토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자리가 멀어 동영상으로 담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 집안이 가난해서 친구들이 쓰다남은 물감을 주어서 쓰며 시험을 쳐 겨우 대학에 들어갔고, 그렇게 대학에 진학해서도 돈이 없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어느날 공사장의 모래를 보며, '모래로 그림을 그리면 적어도 돈은 안들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모래로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그때 한 교수님이 그에게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려하냐'며 꿈을 꺽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김하준 작가는 더욱 오기가 생겨 노력했습니다. 3개월 동안 방안에 틀어박혀 밖에 나오지도 않으며 그린 그림이 무려 만장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샌드 애니메이션에 기초가 될 수 있었던 훈련을 했고, 그 훈련의 계기가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꿈을 포기하려 하게 했던 교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교수님을 자신의 멘토라고 불렀습니다.

멘토는 꼭 착하거나 나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성품으로 멘토가 정해지진 않으니까요.
한 사람의 존재로 인하여 자신의 꿈을 찾는데 성공하였다며 그 사람을 멘토라고 부를 수 있는 거겠죠.
꼭 나이가 나보다 많다고 해서 멘토인것도 아닐겁니다. 제 주변에도 어리지만 생각이 깊은 친구들은 항상 제게 또 다른 영감을 주는 멘토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멘토라는 의미를 새롭게 깨달으며 다음 행사의 시간이 돌아옵니다.


조금의 휴식시간을 갖고 모의면접을 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 시간에는 대여섯명의 학생들이 2개 팀으로 만들어져 두 번의 모의면접을 했습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모의면접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앞에서 멘토들이 면접관이 되어 대표로 선발된 멘티들에게 면접을 진행하는 동안 다들 속으로 면접관에 대답에 답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

'나라면 절대 저렇게 대답 안하겠다'라고 평소에 생각하던 면접용 대답들이 나올때는 정말 마이크라도 잡고 대신 대답하고 싶었지만, 이는 저의 오만일뿐.
저 자신도 분명 그자리에 올라갔다면 긴장되고 떨려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음이 훤히 눈에 보입니다.




1 라운드(?)가 끝나고 2 라운드 면접에 돌입했습니다.
두 번째라서 그런지 면접자들의 태도나 대답의 많이 정리된듯 들렸습니다.
면접이란게 원래 회사 임원 vs 구직자의 구도이기 때문에 질문이나 목표가 뚜렸하지만 모의면접은 그런게 아니라 조금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다들 실전면접때는 목표가 뚜렷한 면접을 할테니 더욱 잘 하겠죠?


스크린에 잡히신 분은 저의 김영경멘토이십니다.
지금은 안식년을 지내시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CEO로 지내신 분이라서 그런지 면접의 질문이 상당히 날카롭고 정확하십니다.

모의 면접을 보며 크게 다시금 깨달은게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요점만 말하자"라는 것입니다.
상대방에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주는게 면접의 기술이 아닐까요?
어느 특강에서도 한 번 들었던 것이지만, 높은 사람, 특히 기업의 대표나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결과를 먼저
듣는데 익숙하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답형 질문에는 단답형으로 대답한 것이 유리한 것이지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자신의 어렸을적 취미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말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집중력만 흐트러지게 할뿐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항상 결론만 먼저 말하는 대화는 '의사소통의 맛'도 없겠지만 모의 면접을 통해보니 면접의 자리에선 정말 '결론부터 말기'가 필수라고 느껴집니다.



흥미진진했던(?) 모의면접이 끝나자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몸도 피곤합니다. 아침 8시에 일어나서 네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와서, 또 몇시간을 의자에 앉아 있다가 드디어 그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나 봅니다.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야외에 나가 본격적으로 나와 멘토와 다른 멘티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금새 또 괜찮아집니다.

'킁킁'
음식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을 때 즈음 이성을 잃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대 공연이 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보이네요.
부활김태원씨께서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조금은 유명 아이돌과 같은 분위기가 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나중에 본 무대에서 느낀 부활 캐스팅은 정말이지 리더십 캠프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녁 식사가 거의 시작될 무렵 우리 진로/창업의 김영경 멘토 팀이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다른 팀들은 대게 팀원의 수가 10명에 가깝지만 우리 팀은 다섯에 불과합니다. 어떻게 보면 작은 숫자라서 비교가 되기도 하지만 저한테는 가장 이상적인 숫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일단 반장으로서 연락해야 하는 숫자도 줄어드니 말입니다???!ㅋ)
다만 홍일점이 조금 심심해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식사를 하며 또 금새 친해졌습니다 ㅎㅎ


저녁 여덟시 부터 그 동안 몇 몇 멘티들을 고생시킨(?)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반장오티때, '리더십캠프에서는 학생들이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라고 해서 조금은 만만하게 생각했지만
시간은 촉박해지고, 원래 참여하려던 의도도 지켜지지 못하고 해서 오늘의 공연을 어떻게 될까?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박!
하나 부터 열 번째 팀까지 정말 못한 팀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각자 고유의 색깔을 지닌 공연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아쉬웠던건 그 뭐지? happy smile라는 노래 선곡이 세 번 중첩되어 이제 생일 축하송처럼 들릴뻔 했던것만 뺴고?ㅋㅋ
아무튼 개인적으로 동영상으로 찍은 영상들을 다시 보아도 정말 함께 연습하지 못한게 후회될 정도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학생들의 공연에 이어서 축하 공연이 있었습니다.
한 사십여분에 걸쳐 노래도 부르고 박수도 치며 실신할 정도로(?) 열광하고 나니 기운이 쭉 빠집니다.
연륜이 있어 뵈는 가수들이 와서 장식한 공연이었지만 오히려 의미가 깊었습니다.
리더십캠프에 맞게 철학과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는 정말 감미롭고 마음을 동요하기에 충분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다만 글로 그걸 다 적을 수가 없는게 아쉽기는 하네요.

공연이 끝나고 우리는 멘토님과 함께 간단한 치.맥을 하고 내일을 아침 산책을 할것을 약속합니다.


28일 아침 7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을 자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시각에 우리 팀은 밖을 나섭니다.
멘토님이 아침식사 시간이 7시 반이라고 생각하시어 삼십분 정도 일찍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식사 시각은 오전 8시랍니다.
그래서 걸었습니다.
겨울에 왔으면 다른 사람들은 스키타고 올라갈 곳을 우리는 그냥 걸었습니다. ㅋㅋㅋㅋ
나무도 보고 꽃도 보고 이야기 하며 보람차게 보낸 아침 45분이었습니다.

김영경멘토님은 우리에게 "야명조소"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우리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하니 나중에 검색해보라 하십니다. ㅋㅋㅋㅋ
이야기는 대충, 개미와 배짱이처럼 '해야 할일은 미루다 결국 그르치느 행동'을 범하지 말라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 제가 학교 후배들한테 하면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을 들었겠지만 멘토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니 정말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근데 멘토링이란게 웃긴게, 분명 같은 이야기를 들려줘도 말하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그 이야기의 신용도나 신빙성이 바뀌나 봅니다. 그래서 멘토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ㅠ


아침식사후 방에 잠깐 다시 가서 쉬고 오전에 있을 리더십성향 평가 강의를 위해 또 나왔습니다.
아쉽게도 김영경 멘토님께서는 일이 있어 여기서 저희들과 헤어지고 돌아가십니다.
조만간 다시 만날 것이지만 정말 헤어짐에 아쉬움을 더해버리는 우리팀입니다.

우리 빨리 다시 만나자구요~!



오후 한시가 넘어 모든 행사를 마치고 전주로 출발하는 버스에 탑니다.
출발 할때는 괜찮았던 날씨는 남쪽을 향해 달리자 비를 억수로 퍼붓습니다.
자다가 깨서 화장실 가고 x 2 를 하고 나니 전주에 가까워졌습니다.

갈때 네 시간보다 훨씬 짧게 느껴지는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전날 아침 버스를 탔던 장소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 보이네요.
이때 까지는 '전주 날씨 참 괜춘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리자 마자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고, 버스는 그대로 우릴 전주 최낙후 교통시설인 월드컵경기장에 버린체 광주로 도망갔습니다.


같이 전주에서 내린 친구들 몇몇과 택시를 겨우 잡아 타자, 또 금새 비가 그칩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머피의 법칙이더라죠.

'언제 그랬냐?'라는 듯 쨍쨍 해가 찌는 하늘을 보니 얄밉네요.


그래도 저기 너머에 사는 사람들 보다는 낫겠죠???

끝.


집에 도착해서 보는 무한도전이 꿀 맛.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