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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전북대에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고 기분좋게 전주대로 돌아 오는 길이었다.
친구랑 버스가 끊기지 않았을까 반신반의 하며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385번 차량 한대가 들어 오고 있었다.
[전주시내버스 385번 차량은 삼례(우석대)에서 출발해 전주대를 종점으로 운행하는 차량이다.]
차에 탔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탔다.
난 운좋게 버스에 타자마자 맨 뒷자리 중간에 앉았다.
내 양 옆에도 남자 둘이 앉았었지만 둘은 종점이 채 되기 전에 내렸고, 종점에서 내가 가장 나중에
버스에서 내리게 되었다.[사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아챘다.
오자마자 바로 알아 차리지 못하고 한시간 후에 지갑이 없어진걸 알았기 때문에 혹 길 에서 흘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나가 보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채 300m도 안되는 집까지의 거리에서 지갑을 잃어버렸으면 이미 사람들이 주워갔을지도 모르겠다는 가능성을 생각했기 때문. 집에 도착시각이 대략 11시 반이였고 밖에 나간 시각이 12시 반이였는데 이 시간에도 돌아 다니는 사람들과 음식점에 있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대략 30~40 명)
꼼꼼히 다 거리를 살폈다고는 말 못하지만 길에서 떨어 뜨리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길을 걷다가 지갑을 흘려본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희망이나마 결국 '버스에서 지갑을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음날 새벽에 버스 정류장에 찾아갔다. 385번 차량은 없었지만 아침 운전 준비 하고 계시던 아저씨 두 분께서 아마 각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분실물로 확인해보라신다...
이 분들꼐 추가로 얻은 정보는 385번 차량은 총 7대 이고, 5개의 버스회사에서 나누어 운행한다는 사실.
[385번 버스 운행 회사는 제일, 풍남, 전일, 호남, 신성]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각 회사에 전화를 해보았다. 처음에는 모든 회사측에서 어제 들어온 분실물이 없다고 했다.
씨X, 직접 차를 확인하고 싶었다. <- 글쓴이이 처절함을 나탄는 구절.

일단 추리를 해보니, 처음 전북대에서 버스에 타 한번도 자리도 안 움직이고, 종점에서도 마지막에 내렸으니 지갑을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기사아저씨이고, 혹 자리에 앉아있다가 중간에 지갑이 주머니에서 흘러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른쪽 뒷 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내 왼쪽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주워가긴 힘들고, 마찬가지로 내 오른쪽에 앉아 있던 사람이라고 해도 내가 느끼지도 못하게 내 옆에 떨어진 지갑을 주워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지갑을 흘렸는데 의자 틈새에 끼어 기사 아저씨가 막차 정리 하시면서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느꼇다.

아무튼 아침 7시쯤 정류장에서 385번 차량 4대 확인했지만 어제 탄 차량들이 아니였다.(맨 뒤자석 구조가 달랐음)
아침에 정류장에서 직접 확인한 차량번호들은 [1601 , 1591, 1401, 1393] 이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버스회사에 다시 전화걸어 385번 차량의 차량번호 추적에 들어갔다.

제일여객에 제일 먼저 전화 했는데, 전화를 참 ㅈ같이 받더라. 뭘 물어 봐도 귀찮아 하고, 어제 운행한 385번 차량번호좀 알려 달라니깐 무슨 회사기밀이나 되시는 듯 알려주지도 않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마 이 회사는 차량일지 따위를 작성하지도 않나보다) 아무튼 나중에 다시 전화해서 분실물로 접수되면 확인하라는 이야기만 듣고 끊었다. 짜증났다.

풍남여객에 전화했더니 여기도 조금은 귀찮은지 처음에는 분실물 들어 온게 없다고만 말하다가, 385노선 차량번호좀 알려 달라니 1009번 이라고 알려 줬다. 아침에 확인하지 못한 차다. '쳇 이 차도 정류장 가서 확인 해봐야 잖아...'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세 번째로 전화건 곳은 전일여객. 전화 받으신 분은 친절하게 다 알려 주셨다. 내가 어제 전북대에서 버스를 탄 시각은 대략 오후 10시 반. 사람들 모와서 출발하느라 버스는 한 40분에 출발했다. 전화 받으신 분이 아마 어제 내가 탄 차는 전일여객 자기들 차일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전일 여객이 가지고 있는 385번 차량은 두 대이고 번호는 [1400, 1401]이었다. 1401번은 아침에 확인했지만 아니었다. 그런데 1400이 어제 내가 탄 차량이라는 걸 최종 확인했다. 그 쪽에서 연락처를 남겨 달라고 하시고는 어제 그 시간에 운전한 기사님과 오늘 그 차를 몰고 나간 기사님께 연락을 해보고 알려 주겠다고 했다.
오늘 나간 기사님께서 청소를 아침에 한번 더 했지만 지갑을 못 찾았다고 하신다. 그리고 어제 내가 탄 버스 운전하신 분은 아마도 주무시는것 같아 전화 연결이 안된다며 내가 직접 나중에 통화 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알려주셨다.

현재 이 시각 아직 지갑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두 시간 가량의 탐정놀이의 결과 끝에
가장 유력한 지갑의 확보자의 신변을 알게되었다..ㅎ


근데 나의 지갑 행방에 여전히 염두해야 할 점은.
1.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 가다가 길에서 흘려 타인이 주워간 경우. -ㅁ-; 찾을 확률 10% 미만??

2. 내 방 어딘가에 떨어뜨려 놓고 못 찾는 경우. (하지만 잃어버린거 알고 30분 동안 조그만한 고시원방을 뒤졌다.) 찾을 확률 1% 미만.

3. 오늘 아침 나간 1400번 버스에서 혹 아직도 틈새에 껴 있는 지갑을 청소시 발견못하여 나중에 탄 사람 중 하나가 획득하는 경우. 15%...

4. 어제 1400번 버스 운행하신 기사아저씨가 지갑 분실신고를 누락시킨 경우. 확률 20%?? (개인적으로 가장 일어날 확률이 크다고 본다...얻은 번호로 이따 전화해봐야지.)

5. 외계인이 가져간 경우.-ㅁ-;  찾을 확률 0.001%

6. 지금 이 모든 일이 꿈일 경우. -_ -; 0.00000001%......


탐정 놀이시 좀 짜증났던 문제점들
1. 385번 차량 운영 회사가 5개이고 각 회사가 적어도 한대씩을 보유 하고 있어서 내가 탄 차량번호를 모르면
일일이 다 전화해서 분실문 확인해야 한다.

2. 전화를 ㅈ 같이 받는 사람분들이 계셔서 의욕이 생긴다. 추리에 필요한 차량번호랑 차량일지를 물어 보는게 크게 귀찮은 일이라도 되는  듯...

3. 배차 시간 시스템이 너무 헷갈렸다. 다행히 어떤 기사 아저씨 한분이 도와주셔서 내가 탄 차량이 오늘 6시 반에 전주대에서 이미 출발해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밖에 나갔던 시각은 아침 7시.


차 기다리면서 생각했던 분실물 찾는 시스템상 문제점이 몇개 더 있었으나 생각이 안나. 추후 생각하면 업뎃..

아아아아아아.....
내 지갑....;;
지우개 하나만 없어져도 그날 기분은 GG인데,
뒈졌구나. 젠장.
제발 지갑아 무사히 돌아와라...

탐정놀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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