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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전북대에 한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랑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이고 대학도 둘다 전주에서 다니므로 가끔 전주에서 만난다.
이 친구는 전공이 생물학인데 고민이 많다....(응?)
아무튼, 친구 소개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이쯤에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1.
친구가 나보고 언제 자기 학교 특강에 왔으면 좋겠단다.

이때 우리는 어떠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의 대화는 주로 취업에 관한 것이다.
이날도 취업이야기를 하다가 자기가 학교에서 듣는 특강이 있는데 나도 같이 한번 들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강의 내용은 취업에 필요한 내용-이력서작성, 자기소개서, 면접-에 관한 것을 강사가 와서 이야기 하는 것이란다.

이녀석의 목적이 뭔지는 대충 알 것 같다. ㅋㅋ

'니가 생각하는 것 만큼 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는지 들어봐라......'

정도에 속마음이었을까?

난 친구랑 대화를 하다 보면 취업에 관해서 아직은 내가 선배적인 입장(나-4학년, 친구-3학년)이기 때문에 내가 대화를 주도하고 '내 생각이 f(x)의 설리다!'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어 아마 친구는 내가 특강에 한번 같이 들어 갔으면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난 흔쾌히 수락했지. 술자리였으니깐.........ㅋ

특강은 대학 중간고사 후에 한번 가려다가 시간이 안되어 결국 이번주 목요일에 다녀오게 되었다.
특강이라긴 하지만 수업으로 개설된거라 매주 강사가 바뀌어 들어 온다고 했다. 그리고 수업이니 수강신청도 해야겠지?
그런데 알고보니 내 친구 녀석, 자기도 청강으로 들어가는 거란다. -_ -;
나는 평소에도 전북대는 가끔 놀러 가지만 그래도 남의 학교 수업을 들으러 가자니 괜히 걱정이 된다.

'전주대 생이라고 쫓겨나는건 아니겠지.....'

2.
평소에 진리관, 평화관, 자유관, 그리고 공학관[각주:1]만 다니던 나에게 진수당[각주:2]으로 찾아 오랜다.

진수당은 한 번 들어 본적이 있긴 한데, 직접 찾아 오란다...너, 손님을 맞이 하란 말이다!!!ㅋㅋ
특강은 네 시 시작이다. 한 3시 55분에 진수당 3층에 도착했다.
이미 자리는 85%에 차 있었고-어느 대학이든 마찬가지인 진리인듯-앞자리 두 줄이 비어있다.
분명 친구는 '충열아, 저긴 우리가 앉을 곳이 아니다ㅋ'라고 텔레파시를 보내왔지만, "야 앞자리 앉자"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나, 전주대학교에서 온 티를 내고 싶지 않아하면서 은근히 티를 내고 있었다. ㅋㅋㅋ
출석체크 한다고 나눠주는 종이를 거절했을 때 나눠주던 조교의 얼굴에서 확실히 들켰음을 느꼇다.

'네녀석 둘, 이 수업 안듣지?'

3.
특강이 시작된다.

한 남성분이 10여분동안 장황하게 마이크를 들고 계신다. (취업특강을 담당하는 전북대 산하기관의 실장님인듯?)

"저번주 뭐 안하신분....이번주 꼭 뭐하세요.....다음주 부터 뭐뭐 합니다....(생략)"

'젠장! 난 어차피 이번주만 오고 말 거라구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내게 발언권은 없었다.
그 이유는, 분명히, 전북대 육성회비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4.

특강의 주제: "면접 성공 이미지 메이킹"

'설마 저 남자분이 특강 하시는 강사분일까'라고 걱정은 조금 했다.
근데 곧 진짜 특강 강사가 올라 오는데,

'와우! 부산 MBC 문지영 아나운서다!!!'

라고 외쳤다.
는 뻥이고,
가끔 전주 MBC나 볼 내가 그런걸 알아 차렸을 리는 없었다.
강사분이 소개를 하시더라.

"안녕하세요! 문지영입니다."


난 이 두 시간 짜리 특강에 '절대몰입' 할 수 있을것 같았다.

5.
"면접의 시작은 문을 여는 순간부터!"

나는 아직 졸업이 한 학기 이상 남은 대학 4학년이고, 그래서 정식 기업 면접은 본 적이 없다.
학교에서 한번 취업경진대회라고 해서 면접을 본적이 있긴 한데, 정말 재미있게 끝이 났다^^^^^^^^^^^; (왜냐구는 묻지마)

아무튼 면접이라면 별로 기억도 없고 기억 하기도 싫은 나인데, 특강 시작하시며 그런 나에게 신선한 충격적인 말을 해주신다.

"면접관이 선호하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말은 다음카페 <닥.취>[각주:3]에서 이미 구직활동을 하는 사회선배분들이 올린 글을 통해 들어보긴 했다.
그래도 '설마 진짜로...?' 라고 반신반의 했는데, 문지영 아나운서를 통해 또 듣게되니, '정말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이 내 얼굴을 본단 말이야!!!!????'라는 배신감에 눈물이 흘르려한다.(정말?)

착각을 하긴 했다. 이미지라고 해서 그 사람의 얼굴만은 아니리라.
겉모습만 보고 구직자를 뽑는 기업이 얼마나 오래 가겠나.
강사님의 말씀은, 적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면접관에게 분명 호감가는 사람의 유형이 있다는 걸 말하는 거였다.

예를 들어, 인상, 옷차림, 행동(이하 이미지) 등을 통해, 우리도 이미 만나고 싶은 사람을 규정하듯이,
면접관들도 마찬가지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8990번, 8991번, 8992번...의 면접자들의 이미지를 본다는 것이다.


'들어오자 마자 인상 딱 쓰고, 삐딱하게 서서 인사하고, 앉으라고도 안했는데 앉는 면접자가 있다면 그건 그냥 허세겠지.'


6.
특강이 재미 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두 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웬만하면 1시간 반짜리 강의하나 듣고 꼭 화장실은 가야 하는데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특강 마지막을 Q&A를 통해 정리했다.

특강


오늘 특강에서 구직분야별로 선호하는 옷차림, 면접 인사법, 면접중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등등..을 배웠다.
스피치 훈련도 짤막하게 했다.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부터 '리리리자로 끝나는 말은~'까지

쑥쓰러워 하는 친구들-예를 들어 내 친구-가 많았지만
최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시는 강사님의 노력이 대단했다.

배운 내용들은 꼭 취업을 준비 하는 과정에서 명심하도록 해야겠다.

약 두시간 정도 진행된 특강 내용은 사실 책, 잡지, 신문기사를 통해 한번 쯤은 접해봤을 내용이다.
그 만큼 주변에 눈, 귀만 열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특별히 특강의 내용을 더 글로 쓰고 싶지는 않다.

7.
특강이 끝나고 강사님과 인사를 나누다.

물론 철저하게 나의 위장신분은 감춘 체 말이다....ㅋ
같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니 흔쾌히 파우더를 몇 번 톡톡 바르신다. ㅋㅋㅋㅋ

눈하고 입이 같이 웃어야 진짜 웃음이라는 데....난..


부산에서 먼 길을 날아오시느라 피곤하셨을까?ㅋㅋ
이미 특강을 들으러 간날도 똑같은 특강을 하나 하셨단다.
다음날 있을 아침기상예보 때문에 또 올라가셔야 했다.

두 개의 특강을 하고 부산으로 돌아가신 문지영 아나운서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준 친구에게도 고맙다고 말해야 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출석확인용지' 나눠주시던 조교선생님께도 고맙다고 해야하나?'

-22세기의 전북대 취업특강 청강記 끝-
  1. 전주대학교 건물 naming system, 미션스쿨임을 "진리, 평화, 자유"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본문으로]
  2. 전북대학교 법대 [본문으로]
  3. 닥치고 취업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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