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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2011년도 졸업생 슈퍼스타 인증식
2010년 10월 25일
오후 3시 ~ 4시
대학 본부 대회의실



0.
올것이 왔다!

 <알림>
-슈퍼스타인증식
-10월 25일(월)
- 2시 50분 까지
-장소: 본부대회의실

063-220-xxxx
10/20 3:11pm


전주대 슈퍼스타들은 모여라!!



1.
인증식장 가는 길

월요일이라 수업이 없던 하루.
전주대 재학생인 동생과 함께 인증식장에 가기로 했다.
동생은 같은 학과 2학년으로 공부하고 있다.
시상식에 함께 가면 동생에게도 앞으로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거라 생각했다(는 뻥이고 사진찍어줄 사람이 필요해서겠지?ㅋ)

오후 한 시 반
점심을 먹고 학교 근처 원룸집을 나선다.
머리를 기르고 있는 한 남성인간으로서 바람부는 날에 여성들의 고충을 다시금 느낀다. (젠장 머리 망가져!ㅋ)
그렇게 망가져 가는 머리는 덜 신경쓰기로 생각하고 학교 도서관까지 걸어 가는 길은 아직 여유롭다.
전주대의 꼭대기(?)에 있는 대학본부 겸 도서관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평소 Lap 타임보다 5분여 가량 지체된 시간이다 ㅋㅋ

학교 도서관에 올때마다 그 모습이 멋있어 (나 말고 대학본부건물의) 사진을 찍곤한다.
매일 같이 쓰는 블로그 기록장에 남겨둘 심산으로 찍을 사진이기도 하다.
오늘은 누군가와 도서관에 함께 왔음으로 나와 건물이 나란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나중에 포샵좀 해야지...



내일까지 반납하라는 책이 있어서 일단 5층 열람실부터 다녀간다.

'(띡 띡) 반납되었습니다.'
아직 반납해야 할 책 두 권이 남아 있단다.
경제 관련도서와 철학도서.

4년 전 처음 입학 하던 날.

"저,,, 저기. 학생증이 아직 없는데 책 빌릴 수 있나요..?"

"예, 신분증 보여주시면 되요."


"아 그렇군요..."


내 대학생활은 쑥스럽지만 이렇게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 시작되었다.
(무엇이 쑥스럽다는거지?!)

아무튼 책 반납 후 4층으로 내려갔다.
대회의실에 가장 먼저 도착한 듯 했다.
아직 회의장 자리 채비가 끝나지 않아서 3층으로 내려가 앉아 기다리면서 슈퍼스타k3에 나갈 기세인 듯양 엄청난 셀카를 찍고 있다.
(양복 차려 입고 나올 날이 그렇게 많은건 아니니깐!)


그렇게 두 시 사십분경 대회의실에 입장했다.


2.
JJ슈퍼스타가 되다!

오후 세 시 오 분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어느덧 약속한 인증식의 식이 시작되었다.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1. 단과별 슈퍼스타 인증
  2. 최우수 슈퍼스타 시상
  3. 이남식 총장님 인사
  4. 관례적인 수상자들의 인사말(!)
  5. 기념사진촬영


단과별 슈퍼스타 인증이 시작되니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각 슈퍼스타의 이름과 전공 그리고 StarT포인트가 사회자에 의해 불려진다.

이번 2011년도 졸업생들에는 총 50여명의 슈퍼스타가 배출되었다고 한다.
각 단과별로 따지면 평균 5명의 슈퍼스타가 배출된 셈이다.
졸업생 2000명을 기준으로 하면 상위 3~4%의 학생들이 수상을 하는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슈퍼스타 제도는 절대평가(1등 2등)이 아닌 자신과의 목표 달성에 수여하는 상장이므로 전교생 모두가 마음만 먹으면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좋은 제도라는 것이다.
경쟁이 자칫 '타인과의 겨루기'라고 배우는 사회에서 '자신과의 겨루기'를 가르치는 전주대학교의 철학이 담겨 있지 않은가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나는 처음 1학년때 이 제도를 처음 알면서 너무 흥분되었다.


'그러니까 스코어를 많이 기록하면 이름이 올라간다는거 아냐?'


라는 초등학생때 처음가본 오락실 체험기와 같은 생각에 나는 1학년부터 내 대학생활을 계획(Design)했다.
학사 조언선생님(CA)을 자꾸 귀찮게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았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점수를 취득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취득할 수 있는 점수를 계획하여
스케쥴을 짜기도 했다. 그렇게 모인 점수 1점 1점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다.


사회자의 호명소리가 들렸다.
"다음은 공과대학 시상이 있겠습니다.

xxx ㄷㄷㄷ전공 xxx점
ooo ㅁㅁㅁ전공 xxx점
하충열 생산디자인공학 915점
xxx ㄷㄷㄷ전공 xxx점
ooo ㅁㅁㅁ전공 xxx점

이상 호명된 학생들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머리가 긴 남성이 바로 나!


슈퍼스타가 되기 까지 있음에 이런 시상식 자리가 사실 처음은 아니다. (자랑이야?!)
하지만 매번 그 떨리고, 왼쪽 가슴켠에 있는 펌프가 미칠듯이 뛰는 느낌은 그때 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이남식 총장님께서 악수를 해주셨는지도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100여명의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내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으로 수상을 하는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테지만
괜시리 더욱 작아지는 느낌이다.

사람들은 내 점수에 "우와"라고 대답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915점. (사실은 945점이기도 한뎅... ㅠ_ㅠ)

이 점수는 어쩌면 500점과 다를게 없다. 아니, 500점 보다 못할 수도 있다.
오락기에 '99999점'이라는 불 필요한 점수를 올리기 위해 나는 어쩌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즐거운 대학시간""추억이라는 동전"을 내 개인의 목표 달성에만 사용해 버렸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철부지 같던 소년에게 지금 이 순간 중요한건 점수가 아니라 노력이었다고 믿고 싶다.
어린 시절 그렇게 처음 알게된 오락실 때문에 부모님 저금통 동전을 처음으로 도둑질 했던것은 분명 지금에 와서도 후회스러운 행동이었지만 그 계기판에 점수를 올리고 싶다는 마음에 무언가 내가 목표한 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을 했던 것을 분명 지금의 내가 살아 가는 방법이 되었고, 후회되지 않는다.

이날 최우수 슈퍼스타 인증상에는 물류무역전공의 박신철 형에게 안겨졌다.
형의 점수는 981! 와우.
신철 형과는 예전에 계기가 되어 친분이 있고 알고있었는데, 신철이 형도 정말 스토리가 한 가득 담긴 사람이다.
형에게 (아쉽게!!!!!ㅋㅋ) 최우수 슈퍼스타 인증은 놓쳤지만 그래도 둘다 웃을수 있는 시상식이 되었다.

Superstar의 두번째 "R"밑이 나,그리고 내 아래에 신철이 형!



(내가 스스로 목표로한 슈퍼스타 점수는 얼마였냐구? 500점짜리 인증서 두 장 받을려고 했다...하하하하하하하)


3.
정말 멋진 분의 연설!

재학생들에게 모든 상장이 수여 된 후 이남식 총장님의 인사말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남식 총장입니다."


총장님은 이날 우리에게 앞으로 우리가 걸어 나가야 할 비전(Vision)에 대해서 들려 주셨다.

"슈퍼스타 = 남을 위해 사는 사람"

"예수같은 사람. 빛과 소금."

"아프리카 케냐의 합창단"

"지역 사회와 우리대학의 관계"

"중소기업에 대한 의식 변화의 필요성"

과 같은 짧막한 주제로 깊은 의미의 말씀들을 전해주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치인 "비전"에 대해서, 비전은 "미래를 바꾸는 꿈"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총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슈퍼스타들은 비록 슈퍼스타가 되어 해외여행의 기회와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에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사명의식은 자기 자신만의 삶의 질적 향상이 아니어야 하며 작게는 가족, 학과, 대학, 그리고 우리나라,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게 진정한 오늘의 우리들의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그리고 다음 순서가 왔다.


4.
슈퍼스타가 재학생에게 바라는 점

총장님은 관례 행사라고 하시며 최우수 슈퍼스타에게 소감 한마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신철형은 자신이 4년 동안 성장해왔던 모습이 전주대학교 덕분이었다는 소감을 말해 주었다.

그리고 사회자의 호명에 따라 이날 슈퍼스타 중에서 만학도의 자세로 슈퍼스타를 당당하게 인증받으신 박여희(한지문화4)님께서도 학교에 자랑스러운 이 제도에 대한 감사와 소감을 말씀해 주셨다.
(이 분은 개인적으로 2년간 학사모니터를 하면서 알게 된 분인데, 친분은 없지만 이따금식 학교와 관련된 행사에서 꼭 뵐 수 있는 분이다. 항상 학교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몇 안되는 분 중 한 분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부름이 있었다.

사회자: "자 그럼 더 없음으로 이상...."
이총장: "공과대학, 하충열 나와서 한마디 해요."

모두: -_ -?
충: '......'

이렇게 하여 나도 마이크를 잡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여기서 부터는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 와서 당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하게 다 기억이 나질 않아,
기억에 의존하며 다시금 회상해야 하겠다.

[기억에 의존해 재생산된 소감 발표]
(마이크가 켜졌는지 확인하며)
"아, 아"
"안녕하세요, 갑자기 불쑥 튀어 나와 죄송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전주대 슈퍼스타가 되신 재학생, 아니, 졸업생, 아니 재학생분들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금은 울먹거리기 시작하며)
저는, 흑, 4년을 전주대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많이 자랑스럽습니다."
"남들은 이해하기 어렵다지만 제 친동생을 같은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식장에 있던 동생 얼굴 찌그러짐. 텔레파시로 느낌)
"왜냐하면 그만큼 전주대학교의 비전과 가능성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100억을 기부합시다(?!)"
"오늘의 저희는 미래의 학교의 졸업생으로 자랑스러울수 있도록 학교와의 끈을 놓지 않으며, 재학생, 후배, 교직원들과의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모두들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여 갑작스럽게 기회가 주어진 소감발표를 두서없이 끝내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시 써본다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한다.

[재정신에 다시 쓰는 가상 소감문]
"안녕하세요, 생산디자인공학 전공의 하충열입니다."
"예, 공대보다 예술대에 더 어울리는 남자라는 호칭을 사용...."
"농담이구요."
"제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소감은 딱 하나 입니다."
"전주대라는 브랜드를 잊지 마십시오."
"전주대학의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학교를 오래 다니신분들에게 들으실 수 있을겁입니다."
"제가 입학한 2007년 이후더라도 학교는 정말 많이 외적과 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학교가 변화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분들의 교직원 선생님들과 선배, 그리고 재학생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도 한 사람 한사람의 졸업생이 됩니다."
"저는 전주대학교를 나와서 자랑스러운 1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유명한건 단순히 그 이름이 아닐것입니다."
"우리가 명품이라고 비싸게 주는 브랜드가 바로 그런 것들이 아닙니까?"
"겉보기에만 예쁜 제품들은 시장에 얼마든지 잘 팔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명품을 찾는 이유는 명품의 본질때문입니다."
"명품은 몇 몇의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이고 그 품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할 정도로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졸업생들은 이미 명품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습니까?"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꿈을 갖지 않았습니까?"
"만약 우리가 물질적으로 크게 성공한다면 반드시 그에 따라는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재학생, 아니 졸업생으로서 학교에 기부하고 싶습니다."
"전주대학교라는 이름, 아니 브랜드를 잊지 마십시다."

(그리고 돌이 날라온다.)

아무튼 하고 싶은 이야기의 결론은 결국 전주대라는 이름은 우리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 누가 만들어 주는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누가 안불러도 마이크 잡고 싶어서 안 달 이었던 1인


22.
마치며

슈퍼스타 시상식에서 있었던 일을 글로 쓰는 것은 그 당시의 감동을 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이 글을 언젠가 할일 없이 블로그를 술술 넘겨볼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글이기도 하다.
금전적인 지원이 준비 되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지금 남아있는 재학생들과 앞으로 우리 학과, 학교를 들어올 후배들을 위해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이런 글을 쓰기도 한다.

내게 3년전 우리 학과에 대해서 블로그를 통해서 물었던 학생들.
지금은 그 학생들 중 몇 몇만이 인연이 되어 학교를 다니다 지금은 군대에 갔지만
이 친구들과의 인연을 정말 끊고 싶지 않다.

오늘의 이 심정이 영원히 변하지 않길 염원하며.
2010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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