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무협만화를 그리는 남자.
20살에 사고(?)를 쳐서 연애한번 못해보고 처자식에 잡혀사는 이 남자는 사랑에 대한 꿈을 꾼다.
나태(nate)에 들어가서 채팅을 한다. 그의 대화명은
"사랑을 찾는 남자"
누군가 들어온다.
대화방에 들어온 상대의 아이디는 공교롭게도...
"사랑을 찾는 여자"
그렇게 '사랑을 찾는다는'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공주병'에 걸린 이 여자 자기는 그저 단순히 평범한 사랑을 원할뿐이라고 말한다.
그냥 일 끝나면 장미 꽃 한다발 안겨주면서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고, 잠자기 전에 그냥 두어시간 정도 통화하고, 일에 집중하지만 가정도 잘 돌 볼수 있고, 자기만 봐라봐줄 수 있는 그런 지극히 평범한 남자...
채팅을 하며 서로에게 거짓말을 해 버린 두 남녀.
남자는 자신을 25살에 IT벤처 사장이라고 속이고, 여자는 xx대기업의 전략지원실 부팀장이라며 자신을 속인다.
갑자기, 남자의 부인이 오늘내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것을 이야기 하자 남자는 위협을 느끼고 여자와의 대화를 마무리 한다.
하지만 둘 다 서로에 대해 거짓말을 한 상태에서 서로를 더 알고 싶어졌다.
남자. 해서는 안될 약속을 한다.
"그래요. 그럼 만나요."
남자는 자신이 알던 후배 한 놈을 부른다.
후배는 영화지망생이고, 현재는 "인생"이라는 영화에서 진짜 리얼같은 백수 역할을 하고 있다.
후배는 남자의 자초지정을 듣고 여자 만나길 거부한다.
하지만 남자가 후배에게 "영화출연 시켜줄께"라는 약속을 하자 후배는 어쩔 수가 없다.
"그냥 밥만 먹고, '사실 약혼자가 있다'라고만 말하면 돼."
여자는 만남을 기대한다. 하지만 튕기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한 시간을 늦는다. 계획대로.
어쩐지 어설픈 두 남녀의 만남. 겨우겨우 빌렸던 레스토랑의 약속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다.
여자는 남자의 후배에게 전화 번호를 남기고 떠나는데....
연기를 약속했던 남자의 후배는 여자에게 진짜 사랑을 느껴버렸다.
젠장, 남자는 일이 꼬였음을 인지한다.
이야기는 이 이후 남자의 거짓말이 먼저 탄로나고 여자가 실망해서 도망간다.
하지만 여자의 거짓말도 탄로나고, 여자는 자신이 떳떳하지 못해서 더이상 남자의 후배를 못만나겠단다.
결국,
3류 만화를 그리던 남자. 관객들을 향해 소리친다.
"뭘 더 기대해요? 현실에서 이런 사랑의 결말은 뻔한거죠. 가셔도 돼요."
관객들: '미친거 아냐?'
이 이야기의 끝은 한 번 상상에 맡겨보겠다. 사실 진짜 엔딩은 있지만 그걸 다 말하는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다.
4.
공연 시작전 부터 내리더니 공연이 끝나서도 계속 비는 내리고 있다.
친구랑은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졌다.
'다음에는 꼭 제발 부탁인데 이런거 여자랑 봐'란 인사말을 전하지 못한채 멀리 친구는 걸어간다.
99.
나도 여자랑 보고 싶다. ㅠ_ㅠ 나도 여자랑 보고 싶다. ㅠ_ㅠ 나도 여자랑 보고 싶다. ㅠ_ㅠ